익명의 일기

일, 육아, 일상을 기록해 나가는 익명의 일기장

  • 겸이가 저녁 8시에 잠들었는데 12시에 잠깐 깨서 울기 시작했다.
    엄마를 찾는것 같아 잠깐 같이 있어주려고 했는데 그대로 잠이 깼는지 쪽쪽이를 해도 잉잉 하며
    뒹굴거리면서 다시 잠에 드는것을 힘들어 했다.
    예방접종 맞은게 아파서 그런걸까 잠깐 걱정을 했지만 열이 없어서 낮잠을 많이자서 그런가 생각했다.
    씻지도 않고 다겸이를 토닥거리다가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40분.
    내일 겸이가 먹을 보리차와 이것 저것 뒷정리를 하다보니 어느새 새벽 3시.

    졸린눈을 감았다 뜨니 새벽 6시 알람이 울린다.
    잠깐 끄고 다시 눈을 뜨니 7시 40분.
    8시 출근은 물건너갔으니 10출 하기로 하고 겸이 밥을 먹였다.
    겸이 할머니 말씀으로는 6시 20분에 일어났다고 하는데, 일어난 뒤에 너무 늦게 먹어서 그런가?
    도통 입을 열지 않는다. 겸이가 좋아하는 소고기에 저염간장 비벼서 준건데도 먹지 않는다.

    겸이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부랴부랴 출근.
    회사에서의 일은 많으면 많기도하다.
    아침 경성커피의 바닐라빈오트라떼를 시켜먹으며 오전업무 시작.

    오랜만에 10출이라 그런지 오전 시간이 빨리갔다.
    오후 시간은 너무 가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가지 않는것보다 힘든건
    겸이를 집가서 못본다는거였다. 생체리듬이 확실한 겸이는 8시면 잠에 드는데,
    7시 퇴근후 아무리 빨리가도 8시 20분이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왔더니 겸이는 자고있다.
    겸이 할머니 (시어머니)께서 저번주에 담근 김치와
    낮에 내가 일찍 퇴근할줄 알고 미리 삶아두신 수육에 저녁을 차려주셨다.

    새벽에 겸이를 토닥이느라 잠을 못잔걸 안쓰러워 하셨다.
    내가 오늘 겸이를 많이 못봐 아쉬운걸 아시는지
    찍으신 사진과 영상들을 모두 보내주셨다.

    뭔가 한거는 많은데 허전한 날이였다.



  • 이제 장염은 거의 다 나은듯 하고 감기 기운이 있던 콧물도 많이 가라 앉았다.

    장염 사건 이후로 바로 생애 처음으로 감기에 걸려 고생했는지 분유도 260ml 씩 먹던 아기가 190~210ml를 왔다 갔다한다.

    그래도 저번 금요일부터 하루 세끼 이유식에 도전하고 있는데, 오늘은 매 끼 30g 정도를 남겨 100~110g 정도씩 먹었다.

    세 끼 먹는것에 성공하여 분유는 550ml 정도, 이유식은 330g 정도를 먹고 있으니 잘 크고 있는걸까?

    아침에 일어나서 방긋 웃는 겸이를 뒤로하고 서둘러 출근하는 길은 항상 뭔가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고 겸이를 꼬옥 안아주고 싶을 뿐이다.

    그런 마음을 안고 일하다가 퇴근하고 집에 오니 겸이가 거실 구석에서 놀다가 나를 보자 엄청난 속도로 방긋 웃으며 기어온다.

    이 모습을 평생 마음속에 기억하고 싶다.

    겸이는 목욕하고 꿈나라에 정확히 8시에 자러갔고 육퇴한 나는 잠깐 침대에서 쉰다는게

    금쪽이와 이혼숙려 캠프를 보다가 10시 30분이 되어버렸다.

    고집쌘 금쪽이는 알고 보니 엄마가 너무 거절을 많이 해 속으로 상처가 많았었고,

    이혼숙려 캠프에서는 재혼 부부에서 아이 5명을 키우는데, 그 중 3명이 남편쪽에서 데려온 남자아이들이였다.

    7년동안 속을 썩여서, 친엄마로 인정해주지 않는걸까 하며 아내가 상처를 많이 받다가

    마음의 벽이 생겨버렸는데 알고보니 아들들은 새 엄마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감동이였다.

    겸이도 나중에 커서 속을 썩이게 될 날이 오겠지?

    그때는 또 어떻게 겸이를 대해야 할까?

    이렇게 한없이 이쁘고 귀엽기만 한데.